[사람과 법 이야기] 마음 여행을 위한 주말 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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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법 이야기] 마음 여행을 위한 주말 퀴즈

이번 주말 칼럼은 독자들께 다음과 같은 간략한 퀴즈 세 문제를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싶습니다. 되도록 깊은 생각을 하지 마시고 세 문제를 푸는 데 1분 이내에 즉답해 보시기 바랍니다.

1. 당신과 당신의 동업자에게 합계 110만원을 갚으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당신과 동업자는 상의 끝에 동업자가 당신보다 100만원을 더 많이 갚기로 약속했습니다. 당신이 갚아야 할 돈은 얼마인가요?

2. 어느 공장에서는 기계 5대로 물건 5개를 만드는 데 5분이 걸린다고 합니다. 기계 100대로 물건 100개를 만드는 데는 몇 분이 걸릴까요?

3. 호수에 수련 군집이 덮여 있습니다. 매일 그 군집은 두 배로 불어납니다. 호수 전부를 수련으로 덮는 데 48일이 걸린다고 할 때, 호수 절반을 수련으로 덮는 데에는 며칠이나 걸릴까요?

판단과 의사결정 분야에서 사람 심리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직관과 숙고라고 하는 이분법으로 우리 마음의 작동과정을 설명하곤 한다. 퀴즈 문제를 접하고 답을 찾는 과정에서 최초로 마음에 떠오른 숫자가 있을 것이다. 이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게 아닌 것 같은데 하면서 처음 생각을 스스로 고쳐가는 과정을 거친다면, 바로 이 분야 연구자들이 말하는 직관 끝에 숙고로 들어가는 체험을 다 한 셈이 된다.

학창시절 각종 시험 때문에 얼마나 시달렸는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시험 문제 앞에서 연필을 굴려가며 막연한 직관적 추론 끝에 답을 찍었던 일도 왕왕 있었다. 그랬다가 엉뚱한 생각에 먼저 했던 답을 고쳤는데, 나중에 보니 처음 답이 맞았음을 알고 얼마나 땅을 치며 억울해했던지.

처음에 떠오른 생각과 답이 주로 잘 맞는 편인지, 아니면 나중에 고치는 편이 더 성과가 좋았는지? 여러분은 주로 어떤 경험을 가지고 계시는지?

우리 일상사 역시 매 순간, 순간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잘 모르는 답을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는 결단과 망설임의 반복 과정으로 점철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을 의식의 작업 속에 다 맡기기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다.

평소 일상적인 도로교통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것도 그 한 사례다. 자동차 운전자는 순간적 돌발사태에 대비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운전 도중 고도의 물리학적인 운동법칙에 관한 지식을 줄곧 상기할 것을 요구할 수는 없는 터다. 그래서 대체로 감각에 의존해서도 속도와 방향을 분간해가면서 사고 없이 잘들 운전해낸다. 보행자는 길을 걷다가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 차도를 건너야 할 때도 있다. 이때 저기 멀리서 내 쪽으로 달려오는 차가 보여도 어림짐작으로 괜찮을 성싶으면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고 길을 건넌다.

우리는 마음속에 장착한 어림짐작이나 직관과 같은 편리한 도구를 십분 활용해서 별다른 마음고생 품을 팔지 않고도 외부 환경에 잘 견뎌내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직관적인 과감한 결단으로 매우 편리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선택을 하는 판단자들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교통사고는 너무나도 안전하다고 확신해 착각한 나머지 마음이 방만해지면 발생한다. 이는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생명에 중대한 위협을 초래하는 크나큰 실수가 된다. 그래서 늘 직관의 힘에만 의존해서 사는 것은 충분하지 못하다.

직관에 따라 처음에 떠오른 생각에 무슨 잘못은 없는 것인지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 대목에서 비로소 자신의 생각에 대한 재음미, 나아가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입장도 배려해야 하는 입체적인 숙고의 과정에 돌입하는 것이리라.

퀴즈의 정답은 5만원, 5분, 47일. 이 퀴즈의 전 세계적 평균 정답률은 3점 만점에 1점이 채 되지 못한다고 하니 혹 성적이 좋지 못하더라도 그리 실망하시지 말기를 바란다. 다만 직관에서 숙고에로의 마음 여행길을 느끼셨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리라.

코로나19 상황에 적응해 사느라 자신을 돌아볼 숙고의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해진 듯한 이 시대. 이 실험적 테스트가 주말의 짧은 소일거리라도 되면 다행이리라.

[김상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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